‘입틀막’ 카이스트 졸업생 “신체·표현의 자유 침해” 헌법소원

[미디어스=송창한 기자] 윤석열 대통령의 카이스트 졸업식 축사 도중 “R&D 예산 복원”을 외치다 입이 틀어막힌 졸업생이 신체·표현의 자유를 침해당했다며 헌법소원 심판을 청구했다.

'입틀막' 당사자인 신민기 씨(녹색정의당 대전시당 대변인)는 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헌법소원 심판 청구 기자회견을 열었다. 신 씨는 카이스트 석사 졸업생이다. 신 씨는 지난 2월 16일 카이스트 학위 수여식에 참석한 윤 대통령을 향해 '부자 감세 철회와 R&D 예산 복원을 외쳤다'는 이유로 입이 틀어막힌 채 사지가 들려 쫓겨났다.

신 씨는 "저의 졸업식에서 소위 '입틀막' 사건이 있은 지 두 달이 되어 간다. 하지만 아직 저에게는 졸업식이 끝나지 앟은 기분"이라며 졸업장을 꺼내 들었다. 신 씨는 "그날 제가 받았어야 하는 석사 학위 졸업장이다. 당일 저는 이 졸업장을 받으러 간 것"이라며 "하지만 경호처의 연행과 감금으로 인해 받지 못하고, 차가운 방안에서 박수소리만 들을 수 있었다. 저를 비롯해 대한민국의 어느 누구도 다시는 겪어서는 안 되는 사건"이라고 했다.

신 씨는 "저의 사건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. 그 누구의 책임 있는 사과 하나도 없었고, 제가 외쳤던 부자감세 중단도, R&D 예산 복원도 이뤄지지 않았다"며 "오히려 경호처가 저를 졸업식 업무방해로 신고해 경찰에 체포되었고, 경찰 조사를 받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. 생각해보라. 그렇게 받고 싶었던 이 졸업장이 눈앞에 있는데, 제가 뭐하러 졸업식을 방해했겠냐"고 말했다.

신 씨는 최근 대통령실 경호처가 억대 예산을 들여 홍보 행사를 개최한다는 소식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며 "경호처의 명예를 회복하는 방법은 사람들을 '입틀막' 시킨 법과 절차가 무엇인지 떳떳하게 밝히는 것, 그리고 최종 책임을 져야 할 윤 대통령이 사과하는 것뿐"이라고 비판했다.

신 씨는 미래세대 연구자와 청년들을 향해 투표를 호소했다. 신 씨는 "정부의 예산 삭감으로 인해 가장 견디기 어려운 것은 제 또래의 학생, 사회 초년생 청년들"이라며 "지방으로 갈수록, 나이가 적고 부모에게 권력이 없을수록 고물가에, 열악한 노동환경과 저임금에, 나쁜 주거환경과 에너지 위기에 청년들이 고통받고 있다"고 했다.

신 씨는 "공보물을 펼쳐봐주시고, 정 투표할 곳이 없으면 그중 하나라도 더 마음에 드는 공약을 꼽아 투표하고 앞으로 어떻게 하는지 지켜봐달라"며 "청년 여러분이 투표장에 나서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"고 했다.

신 씨와 함께 자리한 김준우 녹색정의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"선거운동 마지막날이지만 헌재 앞을 찾았다. 단지 부자감세 철회와 R&D 예산 복구를 외쳤다는 이유만으로 입틀막과 불법감금을 자행한 행위는 법률 위반뿐 아니라 중대한 위헌소지가 있다"며 "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윤석열 정권의 무도한 행위는 정권심판의 이유를 하나 더 늘려주는 것이다. 녹색정의당은 무도한 윤석열 정권을 최선두에서 심판할 것임을 약속드린다"고 했다.

☞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‘미디어스’를 만나보세요~구독하기클릭!